유럽의 병자였던 독일, 다시 일어설까?

유럽의 병자였던 독일, 다시 일어설까?
독일 경제는 한동안 ‘수렁’, ‘쇠락’, ‘침몰’ 같은 무거운 단어에 짓눌려 있었습니다.
2년 연속 경기침체에 빠졌고, 반등을 위한 개혁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죠.

그래서 ‘유럽의 병자’라는 별명까지 붙었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독일이 잠에서 깨어난 듯합니다!
16년 만에 헌법을 바꿔 국방과 인프라에 거액을 쏟아붓겠다고 나섰어요.

이 변화의 시작은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연 독일이 예전의 힘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독일의 차기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 연정 파트너로 거론되는 사회민주당과의 역사적 합의를 통해 국방비의 무제한 차입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에 나섰다. AP 뉴시스

빚내서라도 국방·인프라에 투자!

독일의 차기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기독민주당 대표)가 큰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법에 있는 ‘부채 브레이크’라는 규칙을 풀어서 국방비를 마음껏 늘리겠다는 거예요.
이 규칙은 독일이 빚을 너무 많이 지지 못하게 막던 안전장치였는데, 이제 국방비는 예외로 둔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5000억 유로(약 778조 원)짜리 인프라 투자기금도 만들 계획이고요.
쉽게 말해, 독일이 돈을 왕창 써서 군사력과 기반 시설을 강화하겠다는 겁니다.


이 소식에 주식시장은 신났어요.
독일 DAX 지수는 3.3%나 뛰었고, 국채 수익률도 크게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역사적인 변화다”, “성장의 물꼬가 트였다”며 엄지척을 내밀고 있죠.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걸까요? 트럼프 때문이에요.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줄이고, 나토(NATO)에 대한 태도도 불확실해지면서 독일은 ‘이제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낀 거예요. 메르츠는 “평화와 자유를 지키려면 뭐든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줄어든 군사력, 다시 채우기 시작

냉전이 끝난 뒤 독일은 국방비를 크게 줄였어요. 그 돈으로 복지국가를 키웠죠.
하지만 그만큼 군사력은 쪼그라들었습니다.
예전엔 전차 2150대, 전투기 553대를 자랑했는데, 지금은 전차 321대, 전투기 226대뿐이에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기를 지원하면서 무기고가 더 비어버렸고요.

그동안 재무장은 느릿느릿했어요.
지금 속도라면 전차를 예전 수준으로 채우는 데 40년, 곡사포는 100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1년에 전차 1500대를 뚝딱 만드는데 말이죠. 하지만 이제 독일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어요.
2024년 국방비는 GDP의 2.1%까지 늘었고, 앞으로 3.5%까지 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방산업체들도 덩달아 웃고 있어요.
독일 라인메탈 주가는 올해 99%나 올랐고, 트럼프 당선 이후엔 150%나 치솟았답니다.

1992년부터 2023년까지 독일, 프랑스, 한국, 미국, 러시아의 GDP 대비 국방비 비율. 독일이 내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은 이 기간 줄곧 1%대에 머물다, 2024년엔 2.1%까지 늘렸다. 세계은행

징병제도 돌아올까?

독일은 2011년에 징병제를 없앴어요.
큰 군대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독일군은 18만 명인데, 냉전 때(49.5만 명)에 비하면 턱없이 적죠.
국방 전문가들은 “최소 46만 명은 되어야 한다”고 말해요. 그래서 징병제를 다시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방장관은 스웨덴처럼 건강하고 똑똑한 일부만 뽑자는 아이디어를 냈지만, 반대 목소리도 커요. 그래도 이런 논의가 활발하다는 건 국방이 독일에서 얼마나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는지 보여줍니다.

복지 줄이고 국방 늘리는 시대

이제 ‘평화배당금’ 시대는 끝났어요.
복지국가를 키우던 돈이 국방으로 돌려질 거고, 복지 예산은 줄어들 가능성이 커요.
전문가들은 “유럽은 복지국가 대신 전쟁국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독일이 이 흐름 속에서 다시 산업과 군사 강국으로 떠오를지도 모르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 트럼프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네요.

독일, 다시 뛸 준비 완료?

‘유럽의 병자’였던 독일이 이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트럼프의 안보 위협이 느리고 조심스럽던 독일을 깨웠어요. 아직 헌법 개정 찬성표(3분의 2)를 모으는 일과 징병제 같은 큰 숙제가 남아 있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못 할 것도 없어 보입니다.
과연 독일이 예전의 ‘유럽 엔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네요!

독일이 깨어났다…트럼프가 촉발한 ‘자주국방’ 각성[딥다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