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재건축 시장에 이상 신호가 감지
고금리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재건축 분담금이 치솟으면서 기대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집값보다 분담금이 더 비싼 사례도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이 재건축 아파트를 외면
남서울럭키아파트 공사비는 예상 공사비가 3.3㎡당 950만원
최근 입주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공사비(3.3㎡당 583만원)보다 무려 60% 이상 높은 수준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는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과 조합 간 공사비 분쟁으로 내년 6월로 예정됐던 준공 일자가 6개월 지연
시공사가 3.3㎡당 공사비를 기존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제시하자 조합은 이를 거부
시공사는 다시 823만원을 제시했는데 조합이 오는 4월 총회에서 이 금액을 받아들일지가 관건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지난해 전국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평균 공사비는 3.3㎡당 687만5000원.
2020년까지만 해도 480만3000원 수준으로 500만원 선에도 못 미쳤지만 3년 만에 40% 이상 인상
아파트 공사비가 치솟은 이유
1) 건설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건설 자재비가 급등
코로나 엔데믹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화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건설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건설 자재비가 급등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4.64로 역대 최고치.
2020년 1월(118.3)과 비교하면 30% 이상 오른 수치다.
건설공사비지수란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 직접 공사비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통계다
2)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건설업 임금 실태조사’에 올 1월 기준 건설업 근로자의 하루 평균 임금은 27만789원
2021년 1월(23만1779원)보다 16.8%가량 인상
공사비 인상은 재건축 조합원 분담금에 반영.
조합원 분담금은 공사비, 조합 운영비 등 전체 사업비에서 조합원·일반분양 수입을 뺀 금액이다.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려면 일반분양가를 높여 조합 수입을 늘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근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은 기존 용적률이 150∼200%에 달하는 중층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일반분양분이 별로 없다.
분양가상한제에다 지자체 분양가 규제로 일반분양가를 무작정 높이기도 어렵다.
노원 상계주공5단지 분담금만 5억
조합원 분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서울, 수도권 재건축 사업이 줄줄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전용 31㎡ 기준 가구당 5억원의 분담금을 통보받았다.
기존 시세(4억6000만원)보다 분담금이 더 높자 집주인들이 줄줄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재건축 사업이 올스톱될 위기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공사비 갈등으로 재건축을 비롯한 정비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도심 주택 공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분간 공사비가 떨어지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향후 부동산 시장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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